매년 연례행사처럼 다녀오는 못파 여행. 여름이 오기 전인 6월에 가까운 곳으로 찾아보다가 서산과 태안 쪽으로 여행지를 정했다. 원래 KTX를 타고 부산에 다녀오는 것도 고민해봤었는데 그보다는 조금 더 가까운 곳으로 정해서 일찍 도착해서 숙소에서 조금 더 쉬는 쪽을 택했다.
그런데 아무래도 황금 연휴를 너무 우습게 생각했던 것 같다. 사실 일찍 가려면 7시 정도에는 출발을 했어야 했는데, 그렇게 일찍 출발해서 오전 중에 도착해버리면 또 반대로 너무 일찍 가는게 아닌가 싶어서, 다들 주말에 푹 쉬고 9시 정도에 느긋하게 출발을 했다. 그런데 오히려 2시간 늦게 출발했더니 황금 연휴에 잘 못 걸려서 엄청나게 차가 많이 막히기 시작했다. 사실 이날 사고 차량만 3개는 본 것 같은데 그렇게 사고가 나서 더 막히기도 했나보다.
운전만 거의 6시간을 넘게 해서 태안으로 왔다ㅠ 사실 서산 관광도 해보려 했었는데 차가 생각보다 많이 막혔다. 그래서 그냥 마음 편하게 관광지는 포기하고 ㅎ 막히는 차에서 그 동안 나누지 못한 이야기들을 풀어내며 그대로 숙소 근처의 마트로 갔다.
마트에서 장을 보고 숙소로 이동했다. 이 곳은 '푸른 바다와 금빛 해변' 이라는 곳인데 태안 만리포 해수욕장 바로 앞에 있는 펜션이다.
우리는 1층의 넓은 방을 예약했는데, 실제로 가보니 5명이서도 충분히 쉴 수 있을 만큼 큰 방이었다. 건물 자체가 오래되서인지 시설이 좋거나 엄청나게 깔끔한 편은 아니었지만, 그런 구조적인 한계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크고 잘 정리되어 있었다.
이렇게 숙소 앞의 문을 통해 나와보면, 바다를 바라보며 바로 바베큐를 구울 수 있게 되어 있다. 위 사진처럼 테이블이 여러 개가 나열되어 있어서, 바로 우리 숙소 앞의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숙소 앞 테이블에서 바라본 만리포 해수욕장. 사실 오랜 운전으로 꽤 지쳐있었는데, 이렇게 숙소에 도착해서 바다를 보자마자 뭔가 그런 고생했던 기분이 사라지면서 '그래도 이렇게 여행을 오길 잘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매번 여러가지 보드 게임을 가지고 오지만, 이번에는 무려 다트 게임기를 가져왔다 !! 간이 다트 게임기 정도일줄 알았는데 의외로 본격적이었다. 다트를 벽에 걸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마땅히 걸 만한 못 같은 것도 없어서 아쉬운데로 방에 있던 건조대 위에 다트판을 올려놓고 게임을 했다. 지난 번 여행에서는 포커 칩을 들고와서 포커가 대세였는데 이번 여행은 다트가 게임 캐리를 하는 것 같다.
길이 막혀서 조금 늦게 도착을 했다보니, 그리 많이 쉬지 않았는데도 바로 저녁시간이 되어서 바베큐 준비를 시작했다. 위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이번 여행에는 수박 소주를 만들어서 먹어볼까 싶어서 수박도 한 통 가지고 갔다.
위 식객 만화 19화 '천렵' 편에 나오는 내용을 보고 다음에 여름에 여행을 가면 수박 소주를 만들어봐야지 싶었다.
사실 뭐 엄청난 조리 방법이 아니라서,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 수박을 적당히 1/3 정도 가로로 잘라낸다.
- 잘라낸 밑동 부분의 수박을 숟가락으로 퍼낸다.
- 그 안에 소주, 사이다, 얼음 등을 붓는다.
- 사이다로 적당히 간이 맞춰지면, 다시 파낸 수박을 넣어서 수박 소주완성
얼음은 없으면 마트에서 사오면 되고, 사이다가 정말 필수다. 뭐 탄산음료 정도면 다 좋을 것 같은데 그래도 콜라는 색깔이 좀 불투명하니까..ㅋ
바다가 보이는 펜션에서 바베큐를 구우면서 친구들과 수박주 한 잔 :D
고기를 굽다보니 해가 지기 시작했다. 여행지에서의 시간은 늘 너무 빠르게 지나가네. 어두워지기 전에 정리를 시작했다.
식사를 정리하고 숙소로 들어갈 때 쯤의 저녁 하늘. 원래 만리포 해수욕장은 지금보다 사람들이 훨씬 많다고 하는데, 우리가 해수욕장 개장 기간인 7월이 아니라 6월에 와서 조금은 한적한 해수욕장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만약 해수욕을 할게 아니라면 이렇게 해수욕장 개장 전에 오는 게 오히려 사람들이 붐비지 않고 더 좋을 것 같다. 뭐 그렇다고는 해도 오늘도 붐비는 사람들도 인해 심한 교통 체증을 뚫고 여기에 오긴 했지만, 이런 저녁 하늘을 볼 수 있다니 다행이다 ㅎ
숙소에 들어와서는 다트 게임을 포함해서 여러가지 보드 게임도 하고, 평소에 못했던 이야기도 나누면서 시간을 보냈다. 약간 구름이 낀 날씨인데 내일은 비가 오려나 싶다.
역시나 아침에 일어나보니 구름이 많고 조금 흐린 날씨였다.
우리 1박 2일 여행의 1일차 저녁 메뉴가 고기가 아닌 경우는 몇 번 있었지만, 2일차의 아침 메뉴가 라면이 아니었던 적은 없던 것 같다..ㅋ 다만 이번에는 어제 남은 수박도 같이 먹었는데 수박이 달아서 오히려 숙취 해소에도 좋았던 것 같다. 수박주는 진짜 여름 여행 갈 때 한 번 더 시도해도 좋을 것 같다. (잊지 말자 사이다)
이번에도 여행이 끝나고 남은 음식들은 아침 게임을 통해 나눠 가지기로 했다. 저 중에서 뭘 챙기면 좋을까 하다가 어째서 마트에서 구매했는지,그리고 구매해놓고 먹지 않았는지 잘 모르겠는 마늘을 챙겨왔다.
숙소 체크아웃 후에는 올라가는 길에, 어제 못 들렸던 해미 읍성에 가보기로 했다. 서산 해미 읍성은 태안 숙소를 가는 중간 지점에 있어서 원래 들려보려했는데, 어제 너무 길이 막혀서 가지 못하고 오늘 이렇게 올라가는 길에 들리기로 했다.
생각보다 꽤 넓은 읍성이었다. 날씨가 조금 흐리긴 했지만 그래도 초록초록하 나무들이 많아서 비를 잘 피해서 산책도 하고 왔다ㅎ 바람이 많이 부는 날씨여서 인지, 연 날리기를 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서산 해미읍성에, <백종원의 골목식당> 에서 나온 곱창집이 유명하다고 해서 혹시나 자리가 있을까 했는데 역시나..ㅋ 줄이 긴 정도가 아니라 아예 대기열이 너무 많아서 [마감] 이라고 카운터에 놓아두셨다. 그 정도로 인기가 많은 곳인가보다.
대신 근처의 <영성각> 중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여기는 골목식당 같은 프로그램에 나온 것도 아닌데 그냥 자체로 인기가 많았다. 그래도 중식의 빠른 회전율 때문인지 비가 오긴 했지만 생각보다 오래 기다리지 않고 식당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렇게 점심까지 맛있게 먹고 서산을 나와 출발지인 인덕원에 도착했다.
가는 길이 많이 막혀서 고생하긴 했지만, 그래도 넓은 바다도 보고, 수박주도 만들어보고, 다트 게임도 재미있게 했던 여행. 오히려 짧아서 더 아쉽고 재미있게 느껴졌던 것 같다. 이번에 너무 운전으로 고생을 했는데, 다음 번에는 아예 절대로 밀리지 않게 정말 가까운 수원이나 근교 쪽으로 여행을 계획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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