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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처럼
맛있는 집

[구의 삼겹살, 껍데기] 육즈비 나르샤

by bluefriday 2022. 8.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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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에는 육즈비 나르샤라는 가게가 있다.

사실 구의 역에서 집으로 오는 길에는 이 가게 뿐만 아니라 식당들이 꽤 많다. 출근하거나 퇴근하면서 여러 식당들을 지나치게 되는데, 한 번은 아침 일찍 출근을 할 일이 있어서 6시 정도에 집을 나온 적이 있다. 아마 면접에 심사위원으로 참석하는 날이였던 것 같다.

그렇게 이른 시간에 이 가게 앞을  지나가면서 보니, 가게에서 사장님과 직원들이 저녁에서부터 이어지는 새벽 장사를 마친 후에 아침을 먹는 모습이 보였다. 뭐랄까나, 예전 대학생 때 친구와 빈대떡 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적이 있었는데, 영업을 마치는 새벽이 되면 사장님과 친구와 함께 새벽에 늦은 저녁을 먹고 하루를 마무리 하곤 했다. 

그게 생각나서였는지 지나가면서 '여기도 한 번은 가봐야지' 라고 생각했었는데, 마침 이렇게 오늘 방문하게 됐다.

 

비가 자주 오는 장마철이기도 했지만, 가게가 문을 여는 5시가 조금 넘어서 들어와서, 마침 자리가 많이 비어 있어서 매장 사진을 찍어봤다. 밖에서 지나다니면서 봤을 때는 몰랐는데, 생각보다 안쪽까지 공간이 있어 넓게 느껴지는 공간감도 있었다.

테이블도 격자 형식으로 빽빽하게 배치된 게 아니여서 지나다니기에 불편하지도 않았고, 북적거린다는 느낌보다 훨씬 쾌적한 느낌이다. 약간은 특이하게 분홍색, 초록색 등의 네온 조명을 사용해서 몽환적인 분위기도 느껴진다.

메뉴판이 깔끔하다. 원래 이 날은 삼겹살을 먹으러 간 거였는데, 주류를 주문하면서 보니 의외로 하이볼이나 와인이 메뉴에 있었다. 와인의 경우 그냥 단순하게 와인이 있는게 아니라, 위에서 볼 수 있듯이 종류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기본 구성이다. 김치류를 제외하고는, 파채, 쌈장, 마늘 등 기본적으로 고기를 먹을 때 떠오르는 부재료들이 보인다.

불판의 경우 이렇게 숯불을 사용한다. 철망으로 되어있어서 중간에 교체할 일이 별로 없기도 하고, 불판 가장자리에는 불이 닿지 않아서 어느 정도 익은 고기를 충분히 여유있게 옮겨 둘 수 있다. 사진에 표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환기구 덕분에 고기를 먹는 내내 연기가 전혀 나오지 않았다.

이 날은 갑자기 삼겹살이 너무 당겨서 그냥 삼겹살만 주문했는데, 원래는 가브리살이나 항정살 같은 특수부위가 조금 더 주력 메뉴인 듯 하다. 다음에 다시 오게 되면 덜미살이나 꼬리살 같이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부위도 주문해봐야지.

된장찌개를 주문했다. 개인적으로는 삼겹살 같이 고기를 먹으면서 술을 마실 때 국물류로 된장찌개를 선호하는 편이다. 

그렇게 고기를 맛있게 먹고 나오려다가, 조금 입이 심심해서 껍데기를 주문해보기로 했다. 껍데기가 사이드 메뉴가 아니라 주 메뉴에 있고 가격이 10,000원이여서 어떤 느낌인지도 궁금했는데...

확실히 가격이 일반적인 사이드 메뉴의 껍데기랑 다른 만큼 두께가 남달랐다. 이렇게 두꺼운 껍데기는 한 번도 못먹어봤네. 사장님께서 먼저 껍질 쪽이 불에 닿게 구우라고 하셔서 위 사진처럼 먼저 구웠다.

그리고 뒤집었는데, 위 사진에서 보면 그 두께를 알 수 있다. 정확히는 다른 껍데기들이 딱 저 갈색 부분만 나온다면, 이 껍데기는 조금 더 껍질 안쪽 층까지 붙여서 가공한걸로 보인다.

사실 껍데기의 그 식감을 좋아해서 식당에 가면 자주 시키는 편인데, 보통의 껍데기들은 두께가 얇아서 구우면 계속 말리는 특징이 있다. 그런데 이 껍데기 두께가 있어서 잘 말리지 않는다. 위 사진처럼 집게를 올려놓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편평하게 익힐수 있다.

다시 한 차례 뒤집어서 익힌 다음에 가위로 자라서 먹기 시작했는데, 비쥬얼에서 기대했던 데로 식감도 좋고 맛있다. 원래 삼겹살을 먹으러 온 집이었고 메뉴판이나 가게 앞의 문구를 봐도 껍데기가 주 메뉴가 아닌 것 같은데 그런건 모르겠고 그냥 껍데기만 더 먹을까 싶을 정도로 꽤 맛있었다.

껍데기는 잘못 구우면 조금 딱딱해지기도 하고 찐득해지기도 하는데 두께가 있어서 잘 태우지 않고 먹을 수 있다. 그러고보니 부재료 중에 콩고물이 있었는데, 다른 고기라 먹어도 맛있겠지만 아마 이 껍데기를 위해서 준비해둔게 아니려나 :D

나중에 껍데기만 먹으러 다시 와볼까. 생각해보니 후식도 아니고 주 메뉴면 가능할것 같긴한데ㅎ. 근처에서 식사를 하고 이 식감이 생각나면 2차로 와서 한 번 다시 구워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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