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5월에 다녀온 강릉 여행입니다. 참고하실 경우 연도 확인 부탁드립니다.
날이 더 더워지기 전에 동네 친구와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마침 붕붕이를 구매하고 한 번도 내 차로 여행을 해 본 적이 없어서, 이번에는 붕붕이를 가지고 국내 여행을 다녀왔다.
2박 3일의 여행의 시작. 다행히 아침부터 날이 맑고 푸른 하늘이었다. 일정을 그렇게 급하게 잡지 않아서 조금 여유 있게 출발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수도권을 벗어나는 부분에서 차가 조금 막히기는 했다.
중간에 휴게소에 들려서 점심을 먹었다. 예전에 부모님과 같이 고속도로를 지나갈 때의 고속도로 휴게소는, 내 기억 속에 우동을 먹는 곳이었다. 그 외의 음식들이, 요즘 표현으로 가성비가 좋지 않아서 우동 외에는 딱히 폭 넓게 먹진 않았었고, 그래서 한 번쯤 듣는, '휴게소를 떠올리면 연상되는 음식들은?' 이란 질문에 나는 늘 '우동' 이라고 이야기를 했었다.
그런데 요즈음에는 휴게소 음식도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휴게소 맛집' 이라는 내용으로 여러 휴게소의 지역 특산물 등을 이용한 맛집도 소개되었고, 전반적으로 상향 평준화가 되었다는 기사도 봤다. 우리도 이번 여행에서 양평, 대관령 휴게소에 들르면서 점심도 해결하고 간식도 먹었는데, 확실히 휴게소의 위치를 고려하여 금액이 일반적인 식당보다 저렴하다거나 하진 않지만 그래도 충분히 맛있는 한 끼 식사였다.
강원도에 도착해서 처음 만난 안목 해변. 안목 해변은 강릉 역에서 대중 교통으로도 오기 쉬운 곳이다. 그래서인지 사람들도 많고 차들도 많았다. 여기에서 조금 더 구경을 하고 바다를 따라서 계속 위로 올라가기로 했다.
사람이 많지만 그만큼 해변도 넓어서 산책을 하면서 바다를 보기에도 충분했다. 근처의 카페에서 조금 더 쉬면서 여행의 시작을 기념하다가, 그대로 이어서 강릉 중앙 시장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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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좋은 5월이라 그런지 시장에도 사람들이 많았다. 적당히 배도 고파서 강릉 중앙 시장의 '명성 닭강정' 을 찾았는데 여기 닭강정도 유명한지 사람들이 많았다. 속초 중앙 시장의 '만석 닭강정' 도 그렇고, 강원도 쪽 시장에는 닭강정이 유명한가 보다.
사실 이렇게 기다려서 닭강정을 사서 바로 먹으면 대체로 맛이 없을 수가 없다. 여기는 조금 특이하게 닭강정 위에 해바라기씨를 토핑으로 올려줬는데 아무튼 맛 평가를 한다기보다는 그냥 여행지에서 먹어서 더 맛있었다.
그리고 2번째로 방문한 곳은 강릉 오죽헌. 여기는 한 번도 가보진 못했는데, 강릉 안목 해변으로 동선을 짜다가 근처에 있어서 이렇게 구경하러 와봤다. 아까의 푸른 바다와 대비해서 입구부터 초록초록한 나무들이 잔뜩이다.
오죽헌의 이름은 교과서 등에서도 여러번 들었다. 신사임당과 연관이 있는 곳이고 오죽(烏竹)헌 이라는 이름 답게 검은 대나무가 유명한 곳이라고는 알고 있었는데 사실 신사임당과 직접적으로 어떤 연관이 있는 곳인지는 몰랐다. 그런데 이렇게 와서 확인해보니 여기가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 가 태어난 곳이라고 한다. 이렇게 여행지에 와서 새롭게 하나 더 배워간다.
안목 해변도 물론 좋았지만, 오죽헌은 그보다 더 조용하고 평화로운 느낌이었다. 사실 이런 우리나라 사적 특유의 조용한 느낌 때문에 나는 국내 여행 중에서도 사찰, 유적지, 박물관 등을 많이 찾는 편이다.
봄이 지나고의 초여름, 그러니까 장마철이 되기 전 녹색의 푸르름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오죽헌의 건물들도 예쁘고 정갈하지만, 그게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였다.
오죽 뒤에서 이렇게 또 한장 ㅎ.
전통 부채를 좋아한다. 뭐 그렇다고 수집가처럼 찾아서 모으고 다니거나 하진 않지만, 여행지에 가서 예쁜 부채를 보면 하나씩 구매해서 집에 걸어두지 않고 실제로 쓰고 다니는 편이다.
오죽헌까지 다녀온 이후에 계속 바다를 따라 위로 올라와서 사근진 해변에 도착했다. 이 바다가 보이는 저 오른쪽의 숙소에서 머물고 내일은 양양의 낙산사와 주문진을 거쳐 속초 근처에 있는 숙소로 갈 예정이다.
강원도의 바다를 따라 이동하다보면, 가는 곳마다 많은 해수욕장과 숙소들을 볼 수 있다. 사근진 해변에서도 숙소 근처에는 대학생들이 MT 등을 오기 편하게 구성된 숙소도 많았다. 해수욕장 근처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은게 아니라, 아는 사람들끼리 편하게 바다를 보고 놀고 오고 싶은 경우면, 오히려 안목 해변보다 이런 사근진 해변 같이 조금 더 조용한 곳이 좋을 지도 모르겠다.
날이 조금 흐린 여행 이틀째. 숙소를 나와서 양양 낙산사에 갔다. 그래도 적당히 규모가 있는 절이었고 인기도 많아서 사람들도 많았다. 낙산사 구경을 하다가 이렇게 소나무와 바다가 예쁘게 어울리는 곳을 찾아서 사진으로 남겨뒀다.
그냥 강원도 근처에 있는 조용한 절인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뭔가 절에서 제공하는 관련 프로그램도 많았다.
낙산사 정상에 위치한 해수관음상. 사진을 더 잘 찍고 싶었는데 어느 각도로 찍어도 예쁘게 나오지 않았다ㅠ
낙산사를 내려오는 길이다. 양양 해수욕장도 보이고, 오른쪽에 보면 낙산사를 올라오려고 기다리는 차들이 보인다. 그만큼 사람들이 많은 절이었다.
주문진 항에도 들려서 관광도 하고 점심도 먹고 왔는데, 골목 골목 구경을 하러 돌아다니느라 사진을 많이 못 찍었다ㅠ
그리고 우리 여행의 마지막 일정인 '켄싱턴 속초 리조트'. 지리적으로 속초에 위치해있다기보단 조금 위쪽인 고성군 토성면에 위치해있다. 친구가 다니는 회사에서 법인으로 계약한 리조트인데 이번에 기회가 닿아서 이렇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이렇게 블로그 글을 쓰는 지금, 우리가 다녀온 리조트를 검색해 보니 이 조형물이 이미 많이 보인다. 그만큼 예쁜 공간인데, 그걸 모르던 당시에도 이 그림이 너무 예뻐서 파란 하늘과 함께 여러 장의 사진을 찍어놨다. 이번 여행이 하늘이 파란 장면들이 많았는데 그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다.
이 장면은 여행과 연관이 있는 건 아니지만, 숙소 1층의 로비에서 발견한 책인데, 어릴 적에 내가 재미있게 읽었던 그 '한국 전래 동화' 모음집이 있었다. 그 시절에는 정말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렇게 보니 감회가 새롭기도 하고 일단 반가웠다. 몇 권 꺼내서 내용을 읽어봤는데 예전에 기억하던 그 삽화나 글귀 그대로였다. 반가운 마음에 한 장 남겨뒀다.
그렇게 리조트에서 목욕도 하고 저녁을 푹 쉰 후에 아침에 일어났다. 이렇게 눈을 뜨고 바깥 바람을 쐬러 나왔는데 예쁜 바다가 있으면 참 행복할 것 같다. 햇살이 뜨겁지도 않았고 바람도 정말 시원했다. 사실 이 사진을 찍기 한 10시간 쯤 전, 그러니까 어제 저녁에 친구와 이 자리에 앉아서 똑같은 뷰에서 바다 소리를 들으며 맥주를 마셨는데, 비록 사진에 담진 못했지만 그 장면도 많이 기억에 남는다.
아침은 어제 먹고 남은 김치와 라면으로 가볍게 해결하고 다시 안양으로 돌아왔다. 시간이 꽤 지나서 약 4년이 흐른 지금 이렇게 블로그에 글을 남기고 있는데, 지금와서 돌이켜보면 코로나가 발생하기 이전의 여행이어서 마스크도 없이 편하게 다녀온 여행이었다. 뭐 그 때는 그게 너무 당연했지만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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