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10월에 다녀온 가평 여행입니다. 참고하실 경우, 연도 확인 부탁드립니다.
- 짚라인과 관련된 정보는 페이지 하단에 정리하였습니다.
결혼해서 육아에 전념이던 친구가 갑자기 주말에 시간이 비었다고 근교로 여행을 다녀오자고 했다. 좀처럼 얼굴을 보기 어려워진 친구여서 이번 기회에 어디를 갈까 하다가 마침 가을 산도 구경할 겸, 가까운 가평에 가서 단풍 구경도 하고 액티비티도 하고 오기로 했다. 오랜만의 여행에 친구도 신이 났는지, 직접 차를 가지고 우리 집 앞까지 와줬다.
여행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구름이 많은 하늘이었다. 그렇다고 흐린 먹구름이 아니라, 뭔가 파란 하늘에 어울리는 예쁜 흰 구름들이었다. 서로 다른 공학의 분야를 전공하고 다른 회사에서 일을 하는 우리지만, 비슷한 나이대에 가지는 고민들을 이야기하며 가평으로 향했다. 그런데 이야기를 너무 열심히 했나보다. 생각보다 길이 막혔다. 그냥 길이 막히는 건 크게 문제가 안되는데, 여행 전에 짚라인 액티비티를 신청했는데 그 짚라인은 시간대 별로 인원이 정해져서 늦으면 우리를 두고 인원들이 출발을 하게 되서 문제였다.
그래도 여행인데 밥은 먹어야지? 라는 생각에 급하게 집라인 센터로 가면서도 근처 어딘가에 보이는 식당에 들어가 고등어, 갈치 정식으로 밥을 먹었다. 또 하필 이 때 먹은 밥은 가게 이름도 안 보고 들어가서 먹었는데 예상보다 너무 맛있었다. 너무 맛있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일어나지 않으면 도저히 시간에 맞추지 못할 것 같았고 그래서 결국 다 먹지 못하게 급하게 절반 조금 넘게 먹고 자리를 뜰 수 밖에 없었다. ㅠ.
그렇게 도착한 가평 브릿지 짚라인. 출발을 거의 5분 정도 남겨놓고 겨우 시간에 맞춰 도착했다. 5분이나 남았다니 몇 숟가락 더 먹고 출발했어도 되겠는걸. 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우리도 장비를 착용했다.
"집라인은 양 편의 나무 또는 지주대 사이로 튼튼한 와이어를 설치하고 탑승자와 연결된 트롤리를 와이어에 걸어 빠른 속도로 반대편으로 이동하여 스릴과 함께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야외 레포츠이다."
라고 위키피디아에 적혀있다. 사실 친구가 놀러가자고 하면서 짚라인 액티비티를 예약한다고 했을 때, 일을 하던 중이어서 딱 이 정도만 검색해보고 더 찾아보지 않았다. 그래서 이렇게 현장에 와서 직접 교육을 들으면서 '아 이게 이런 액티비티였구나' 싶었다. 막상 설명을 듣고 장비를 다 착용하고 코스에 오르니 조금 겁이 나긴 했지만 그래도 한 편으로는 기억에 남을 재미있는 액티비티라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는 먼저 오신 분들과 함께 약 10명이서 조를 이뤘다. 처음에는 조금 어색했지만, 중간부터는 순서를 기다리면서 조금씩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런 류의 액티비티를 즐길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아무래도 안전 수칙과 관련된 부분이다. 아무리 안전하게 설계 되었다고 해도, 충분히 조심해야지. 처음에 출발할 때에도 친절하게 설명해주셨는데, 이렇게 실제 코스에 도착해서도 다시 한 번 강조해주셨다.
사실 이 시점에서는 조금 겁이 났다ㅎ. 애초에 내가 겁이 없는 편도 아니고, 이게 사진으로 보는 것과는 조금 달라서 저 앞에 서면 조금 무섭긴 하다. 그래도 사진을 잘 보면 줄이 2개가 있다. 2개의 줄에 모두 연결이 되어 있어서 안전하다고 말씀해주셨다.
가평 브릿지 짚라인은, 최초 위치에서 코스를 타고, 다시 또 이어지는 코스들을 계속 타고 내려오는 구조이다. 가장 처음에는 좀 더 상세하게 안내를 해주셔지만, 두세번 코스를 타고 난 뒤에는 우리도 모두 안전수칙을 숙지하고 좀 더 여유있게 짚라인을 즐길 수 있었다.
친구가 저렇게 멀리 점 같이 사라져간다. 이렇게 또 한 번 겁이 났지만 그래도 막상 타보니 재미있게 나도 산 속 깊이 흘러갔다.
짚라인을 하면서 자연스레 칼봉산의 단풍이 눈에 들어왔다. 애초에 사방이 모두 산이니 눈에 들어오지 않을 수가 없는데, 처음에는 짚라인에 너무 집중해서 불안하기도 하고 겁도 나서 잘 보이지 않았는데, 막상 짚라인 자체를 즐길 수 있게 되니 아름다운 칼봉산이 보이기 시작했다.
구름이 많은 날에 다녀온 여행이었다. 처음 여행을 출발할 때에도 그랬는데 칼봉산에서도 구름이 많았고 그 구름이 눈부신 햇살을 일부 가리면서 위 사진처럼, 조금 묘하게 특별하게 보이는 단풍산이 보였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진이다.
코스의 중간에서 우리 차례를 기다리면서 친구와 찍은 사진 한 컷 :D.
위 사진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시범을 보여주시는 조교님이 '이렇게 타면 재미있어요' 라면서 뭔가 숙련된 포즈로 타는 모습을 보여주셨다. 그래서 잘 보고 그냥 보기만 했다. 다음에 짚라인을 한 번 더 타러 오면, 그 때도 시도해 볼 수 없을 것 같다.
그렇게 안전하고 재미있게 짚라인 코스를 마치고 베이스 캠프로 돌아왔다. 장비 정리를 하고 같이 짚라인을 탄 분들과 또 조교분들께 인사를 드리고 우리도 돌아왔다.
이 브릿지 짚라인은, '가평' 에만 있는 건 아니고 전국의 다른 지점이 3~4개 정도 있다고 한다. 한 지점을 방문하면 다음에 다른 지점을 방문할 때 할인을 해준다고 하는데, 글을 쓰는 지금에서는 4년이 지난 뒤라서 지금도 할인 행사 등이 진행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이어지는 가평에서의 번지점프. 나는 월 초에 뉴질랜드에서 번지점프를 이미 하고 와서 친구만 번지점프를 했다. 좀더 잘 찍으려 했지만 잘 찍을 수가 없었는데 이렇게 올리고 보니 역동성도 느껴지고, 제법 잘 찍은 사진이다 ㅎ.
저녁에는 예약해 둔 숙소로 고기를 사 가서 바베큐를 구워먹었다. 액티비티를 재미있게 하느라 중간에 끊어진, 가는 길에서의 대화를 마저 하면서 그렇게 가평에서의 하루를 마무리 했다.
액티비티로 조금 피곤했는지 체크아웃 시간에 맞춰서 일어나버렸다ㅋ. 급하게 정리를 하고 범계 역으로 돌아와서 라멘을 먹고 여행도 마무리했다. 짧은 여행이었지만 구름과 단풍이 어우러진 칼봉산의 가을을 볼 수 있어서 기억에 많이 남는 좋은 여행이었다.
- 짚라인 정보 : 가평 브릿지 짚라인 (경기 가평군 가평읍 경반안로 417-11 브릿지 짚라인)
- 요금, 운영시간 등이 변경될 수 있으니, 하단 홈페이지에 확인 권장
- 홈페이지 : https://bridgezip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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