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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국내 여행

[거제, 통영 여행] 태풍 타파를 뚫고 다녀온 거제, 통영 여행 - 2

by bluefriday 2022.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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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9월에 다녀온 거제, 통영 여행에 대한 블로그입니다. 


2박 3일 여행의 마지막 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11시다. "체크 아웃이 11시 30분인데, 꽤 늦었네" 라고 서로 이야기하면서 과음으로 무거워진 몸을 달래며 숙소를 나왔다.

아니 세상에나. 날씨가?

1일차에 그렇게 비가 쏟아지고 바람이 불고, 2일차에 날이 그렇게 어둑어둑하고 흐리더니.

우리 여행 내내 비가 오고 흐렸던 건

  • '뭐 이런 여행도 있는거지' (오답)

라던가

  • '또 이게 어떤 나쁜 운을 피해가기 위한 것도 있었겠지' (오답)

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어?? 

  • 그냥 3일차에 날씨 운을 몰빵했나보다. (정답)

하... 1일차에는 다음 날 맑을까봐 일부러 일찍 누워서 다음날 6시에 일어났는데... 2일차에는 '아 이번 여행 날씨는 망했다' 라고 생각해서 그냥 늦게까지 놀고 오늘 11시에 일어나고 보니, 오늘 날씨가 너무 좋다.

ㅠㅠㅠ

이렇게 된 바 오늘 하루라도 밝은 날씨를 즐기자는 마음에, 애초의 일정을 조금 미루고 어디를 갈까 찾아보다가 시간 내에 갈 수 있는 곳으로 통영 케이블카를 타러갔다.

케이블카에서 바라본 통영의 모습이다. 정말 맑은 하늘이다. 이걸 여행 이틀 내내 원했었는데, 무슨 하늘의 장난인지 ㅎ

케이블카 안에서 바라본 통영 케이블 카와 통영 바다.

정말 경치가 너무 좋고 날씨도 너무 좋았다. 분명히 날씨는 여행 뿐만 아니라 사람의 기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친구도 나도 어제까지의 흐린 날씨로 인한 우울한 마음은 사라지고, 연신 하늘을 보면서 감탄하기 바빴다. 

케이블 카를 탄 이후에는 '루지' 가 있다고 해서 같이 루지를 타러 가보기로 했다. 통영의 루지는, 뉴질랜드의 '퀸스타운' 에도 있는 '스카이라인 루지'가 들어와 있다고 한다. 사실 루지가 뭔지 잘 몰랐는데 설명을 듣고보니 꽤 재미있을 것 같았다.

처음 타보는 사람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잘 구성되어 있었다. 처음 표를 끊을 때 1회, 5회, 10회 이런 식으로 가격이 있어서 '사람들이 이걸 여러 번 타나?' 싶었는데 막상 한 번 타고 내려오고보니 왜 이걸 내가 1번을 끊었는지가 조금 아쉬울 정도였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시스템이 정말 잘 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시스템이라고 말하니 뭔가 좀 거창한데, 음.. 그러니까 이용자가 처음에 와서 루지를 타는 법을 이해하고, 루지를 타고난 이후에 각종 굿즈나 관련 서비스 상품화 등등이 잘 되어 있었다. 뭔가 약간 뉴질랜드의 '카와라우' 계곡에 있는 번지 점프 시스템이랑 비슷한 느낌이었다. 

이 사진은 우리가 루지를 타고 내려올 때 찍은 사진을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서, 사진을 보고 마음에 들어서 구매했다. 친구의 초상권을 위해 얼굴을 스티커로 가렸지만, 나도 친구도 정말 환하게 웃으면서 루지를 타고 있었다. 어제까지 태풍으로 우울해하던 얼굴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ㅎ.

그렇게 케이블카와 루지를 타고 난 후에, 우리의 마지막 일정인 서피랑 공원으로 향했다. 동피랑에 벽화마을이 있다면 서피랑은 이렇게 조용한 공원이 있는 것 같다. 처음에 서피랑도 동피랑과 대칭으로 어떤 공원이 있나 한참 헤멨었다.

서피랑 공원에서 바라본 통영 시내. 케이블 카에서 보던 모습과는 또 다른 풍경이다. 물론 어제 동피랑에서 보던 풍경과도매우 다른 풍경이다..

날씨가 좋으니 다 좋아보인다고 해야 할까나. 아니 그보다는, 사진은 날씨가 좋으면 어떻게 찍어도 잘 나온다고 해야 한다는 말이 생각났다. 작은 언덕에 위치한 서피랑 공원 위에서보니 360도 어떻게 둘러봐도 예쁜 바다와 하늘이 보였다.

서피랑 공원의 한 쪽 면에는 '돌아와요 충무항에' 라는 노래의 가사와 소개가 이렇게 조형물로 남겨져 있다. '돌아와요 부산항에' 라는 노래가 유명하다고 하는데 그 곡의 원조격이라고 한다.

그렇게 서피랑까지 구경을 하고 우리는 다시 안양으로 돌아왔다. 내려올때의 흐린 하늘과 대칭적으로 돌아가는 길은 내내 맑았다. 

참 얄궃다고 해야 할까. 날씨와 관련해서 에피소드들이 많았던 여행이다. 여행에 있어 아쉬운 부분도 많았지만, 그건 3일차인 오늘 맑은 날씨로 인해, 이 여행이 소중해지면서 생긴 마음인 듯 하다. 약 3년이 지나, 돌아보며 이 여행을 기록하는 지금에도 우리는 우리의 거제/통영 여행을 '마르지 않는 안줏거리'처럼 회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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