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훈 - 주도유단
조지훈 선생님의 주도유단 술을 마시면 누구나 다 기고만장하여 영웅호걸이 되고 위인현사도 안중에 없는 법이다. 그래서 주정만 하면 다 주정이 되는 줄 안다. 그러나 많이 안다고 해서 다 교양이 높은 것이 아니듯이, 많이 마시고 많이 떠드는 것만으로 주격(酒格)은 높아지지 않는다. 주도에도 엄연히 단(段)이 있다는 말이다. 첫째, 술을 마신 연륜이 문제요, 둘째, 같이 술을 마신 친구가 문제요, 셋째는 마신기회가 문제며, 넷째, 술을 마신 동기, 다섯째, 술버릇, 이런 것을 종합해 보면 그 단의 높이가 어떤 것인가를 알수 있다. 음주에는 무릇18의 계단이 있다. 부주(不酒) 술을 아주 못 먹진 않으나 안먹는 사람 --9급 외주(畏酒) 술을 마시긴 마시나 술을 겁내는 사람 --8급 민주(憫酒) 마실 줄도 알고..
2009. 7. 11.